데미안x알리샤 / 메이플스토리 / 소설, 상플

[데미알리] 戀戀不忘

(연연불망 : 그리워 잊지 못 했기에)

1. 거짓말 (1)



 죽어도 이상할 게 없었다. 아니, 어쩌면 이미 죽었어야했다. 더 이상 떨어질 곳도 없는 비참한 인생. 용서 받을 길이라곤 찾을 수 없는 낭떠러지 인생. 겨우 추스른 몸은 날이 갈수록 쇠약해졌고, 쉼 없이 마른기침을 뱉을 때마다 쉽사리 터져버리는 입술은 까슬했다. 아주 천천히, 데미안은 문자 그대로 죽어가고 있었다.

 몸이 무너지면서 정신도 쉽게 무너져 내렸다. 숨을 헉헉거리며 번뜩 정신을 차려보면, 우거진 리프레 숲 속 한가운데에 멍하니 서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분명 방금 전까지 잠을 잔다며 침대 위에 누워있었는데…. 맨 발바닥은 흙투성이었고, 입을 때만해도 보송하게 말라있던 하얀 반팔은 온통 땀범벅이 되어 피부에 철썩 붙어있었다. 거칠게 숨을 내쉬며 쿨럭쿨럭 기침소리를 숲 속 가득 내뱉은 데미안은, 순간 까매지는 시야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겨우 몸을 일으키려 해도, 땅을 짚은 팔은 자꾸 무너져 내렸다. 후들거리며 힘이 가지 않는 팔을 열심히 내질렀지만, 역부족이었다. 데미안의 상체가 아예 바닥으로 쓰러지며 한 쪽 뺨과 함께 데미안의 몸이 땅을 굴렀다. 입 안으로 흙 입자들이 굴러들어왔지만, 뱉을 힘조차 나지 않았다.

 몇 번인가 있던 일이었다. 며칠간의 공복 끝에 이렇게 쓰러져 버리는 일 정도는. 집에서든, 오늘 같이 정처 없이 떠돌던 숲속에서든. 하지만 이상하게도 늘 정신을 차렸고, 죽어야 했을 것 같은 몸뚱아리는 숨이 붙어있었다. 마족의 피가 섞여 쓸데없이 질긴 목숨이라고만 생각했었다. 분명 그랬는데-

 저 멀리에서 이쪽을 향해 다가오는 익숙한 실루엣이 보였다. 조금만 더 가까이 오면 누군지 확실히 기억해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런데…. 까무룩 데미안의 의식이 희미해졌다.













-

이번 여름 패치 때 사령 데미안 이야기 들은 후 우울한 둘의 모습이 보여서 써놨던 내용.. 결국엔 쓰게 될 거 같은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