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김동률 오래된 노래 콘서트 후기 (11.30.토. 세종문화회관)

8회차 중 7회차 공연 


이번에도 전처럼 주의 문구를 달고 시작해보겠다.
※주의 : 전지적 팬 시점. 극성맞음 주의. (머글이라면 이해하기 힘들 거 같은) 앓이 주의. 의식의 흐름 주의.

콘서트 다 끝나고 최대한 정중앙에 서서 찍어본 사진


#지금 상태 
이번 주 내내 최악의 조별 과제가 있었기 때문에(3명이서 하는 조별과제 중 2명이 출석도 안 하고 아예 탈주하는 경우가 있다? 그럼 나머지 한 명은? 그게 바로 나다!)..정신이 없었다. 후기를 바로 쓰고 싶었지만 상황이 안 되어서 핸드폰 노트에다가 생각나는 대로 막 써내려가기 바빴다. 일전에 짧게 남긴 후기의 표현을 빌리자면 “환상적인 순간이 자꾸 내 기억에서 희미해지는 게 싫어서 남기는 일종의 발악 같은.. 메모..” 그리고 공강 날에야 이렇게 정신을 차리고 여유가 생기고... 조금 늦었지만 김동률 콘서트 [오래된 노래] 8번째 중 7번째 공연에 대한 후기를 써보려고 한다. 6일날 쓰기 시작했는데 자정이 지나고 7일 내 생일이다! 딱 1년 전 오늘 봤던 답장콘도 기억도 기억이지만.. 일단 오래된 노래 콘서트 후기를 써보자.. 는 글 마무리를 8일에 하고 있다. 답장콘 후기는 여기 - https://neverendingpics.tistory.com/230 
이번이 3번째 공연이었는데 처음 수능 끝나고 갔던 동행콘은 티켓팅 새내기 수준이던 시절 2층 1열 잡아놓고 좋다고 난리치다가 날린 경험이 있다. 그래도 2층 뒤에 어떻게 앉아가지고.. 당시 경희대 평전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공연장까지 가는 게 너무 힘들어서 등산하는 줄 알았다. 길가에 눈도 있던 거 같은데.. 그래도 처음으로 률콘 굿즈(녹색 머그) 2개를 샀고 (하지만 싸인 CD 안 사서 이후 머리 박고 후회함) 아직까지 하나는 모셔두고 하나는 잘 쓰고 있는 중이다. 그 때는 마지막 부분에 꽃가루도 떨어졌던 거 같은데 이번 7회차 공연에서는 없었고.. 두 번째는 답장콘! 저번에 블로그에 후기를 썼었다. 그때는 딱 양력 생일이라 생일 선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도 뭐 음력 생일 양력 생일 그 즈음이니까 나 나름대로는 생일 선물이라고 생각했다. 

#티켓팅
10/2..티켓팅을 피씨방에서 했는데 한 마디로 하자면 망했‘었’다. 팝업창 설정을 생각 못 하고 참전하는 바람에 처참히... 30분동안 멍하니 딸깍이다가 패배의 눈물을 머금고 집으로 돌아왔었다. 그리고 트위터 실트에 김동률 콘서트를 눌러보면 플미충들 투성이라 욕을 하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농장이 뭔가 그런 매크로 십새들을 잡을 거라고 기대하는 것도 더불어서. 오후 11시 정도인가? 그때 드라마 싸인을 켜고(지금 생각해도 왜 켰는지 모르겠음. 그냥 켰음. 내 인생드라마가 인생 자리를 잡게 해주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서양수박 예매 창을 켜는데! 그때! 빞석! 에! 3열에! 연석으로 색이 영롱하게 빛나고 있던 것이 아닌가? 다른 거 생각할 것도 없이 눌렀는데 이선좌 놈도 안 만나고 바로 결제창이 뜨고야 만 것이다.. 나는 상황이 믿기지 않았지만 일단 열심히 무통장까지 걸었고 예매를 성공했다. 그것도 다름 아닌- 세종. B블. 3열. 당시에 내가 썼던 sns 글들 보면 내가 미친 거 아니냐? 헛 거 보는 거 아니냐?? 이런 소리 투성이고 ㅋㅋㅋㅋㅋ 입덕 10년만에 드디어 3열에서 본진 본다고 혼자 기뻐서 날뛰고 있다.. 티켓팅 전만해도 1층 1열은 바라지도 않고 딱 3열만 노리자(지금 생각하면 미친 소리였음. 본 티켓팅은 들어가자마자 1층 전체+2층 절반이 눈밭이었는데 1층은 무슨ㅋㅋㅋㅋ) 이랬는데 리얼로다가 3열을 잡은 것이다.. 아직도 궁금하다. 대체 그만한 자리를 잡고 왜 그냥 취소표한 거지? 일단 그 자리를 연석으로 잡은 것도 놀라운데... 농장이 의심 가는 티켓이라 취소시킨 건가? 싶은 생각도 들긴 하지만 쨌든 중요한 것은 내가 세종 1층 B블 3열 위너가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공연일이 8일이나 되니까 내가 들어갈 자리가 있던 거지 전처럼 3일 했으면 국물도 없었을 것.. 률님은 맨날 껍데기만 남은 채로 귀가하신다고 했지만 저 같은 사람을 위해서 이렇게 장기 공연을 자주 해주시는 것도 참으로 좋을 거 같습니다..

 

#공연 당일
공연 당일, 공연을 가기 전에 화나는 일이 있었다. 판교에서 열린 모 기업의 행사.. 일 처리 개떡 같아서 멀뚱히 바람 그대로 맞고 기다리다가 그냥 와버렸다. 글을 쓰는 지금도 그쪽에서 사과는 받았으면 좋겠는데 그럴 일은 없어 보이고. 어차피 공연 보고 빡쳤던 기억 잠잠해졌었으니까 좋은 것만 써야겠다. 내 인생은 좋은 것만 보기에, 좋은 것만 듣기에, 그래서 좋은 것만 가득 쓰기에도 부족하니까. 기쁜 콘서트 날인데 더 망치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강남에서 밥 먹고 바로 광화문으로 갔다.

포토존 v


토요일이라서 북적북적했다. 광화문 역에서 나와서 바로 건물로 들어갔다. 긴 복도를 지나자 사람들이 몰려있는 로비가 보였다. 기둥 4면에 붙어있는 액자 안의 포스터와 사진도 찍고, 내 신분증으로 티켓도 수령하고, 포스터 속 그림을 현실로 옮겨놓은 포토존에서 사진도 찍고(나는 혼자 와서 사진은 내가 들어간 사진은 안 찍고 사람들 차례 넘기느라 빈 틈에 잠깐 포토존 사진만 찍음), 굿즈는 매진되었지만 샘플 있는 곳에서 향도 맡고, 건물 외벽에 뭐 걸린 거 없나 잠깐 밖에도 나갔다오고(근데 없는 거 같아서 다시 들어옴)... 생각해보니까 답장콘 때 입었던 검정 데미안 돕바를 이번에도 입고 갔다. 그리고 입장 시작되자마자 표를 보이고 들어갔고 안내에 따라서 공연장 내 자리를 찾아서 들어가는데... 드디어 공연장에 왔구나 실감이 났다. 공연장 내부에서는 인터넷이 잘 안 터져가지고 그냥 포기하고 앉아있었다. 세종을 티켓팅해서 온 거는 두 번째였다. 저번에 뮤지컬 본다고 1층 1열 오른쪽에 앉아본 적이 있었다. 그때 좀 불편했던 거는 배우들 무릎 아래를 볼 수 없었다는 것과 상당히 오른쪽이라 약간의 목 통증이 있었던 것.. 하지만 이번 자리는 너무나도 좋았다. 신발 부분이 잘려보이지도 않고.. 하지만 몇몇 무대 장치를 위에서 전체적으로 내려다보면 좋을 거 같은 장면들이 있었다. 그래도 그런 아쉬움은 률님을 바로 눈앞에서 봤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늘 면봉 같은 시야에서 바로 눈앞에 담을 수 있는 시야라니. 믿을 수 없는 전진이었다! 내가 앉은 자리에서 내 시력으로는 률님의 양손의 각각 다섯 손가락이 정확히 구분되어 보였고 노래할 때마다의 제스쳐들을 그대로 다 볼 수 있었다!! 완전 대만족!!! 매우 해피!!! 저번 답장콘 때도 공연장이 굉장히 뿌옇구나 싶었는데 이번에도 뒤를 돌아보니까 그랬다. 조명 효과를 극대화 시키려고 그런 건가 싶기도 하고.

#공연

률콘 세종 3열 위너


-1막 (막..이 아닌가? 뭐라고 하지? 용어가 기억이 안 남)
회색 정장 차림의 률님이 나타났다. 제일 처음으로 스탠딩 마이크로 한 노래 때 손 모양에 자꾸 눈이 갔다.. 예쁜 손을 가까이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난 손 예쁜 사람이 좋다...(정말 답도 없는 의식의 흐름) 지휘하는 거 같기도 한, 박자에 맞춰 엣지 있게 허공을 휘어잡는 손 모양(스탠딩 마이크 때 유독)을 생눈으로 볼 수 있었다는 것에 행복한 하루였다.
1막에서인가 맨 처음엔 기타랑 피아노만 있다가(좐팍콘처럼..) 똭! 오케 모습 나타나는 거 넘 좋았다. 지휘자분 너무 멋짐!!!!!

01. 그림자 02. 사랑이 아니라 말하지 말아요
두 곡을 피아노로 열면서 공연이 시작되었다. 내 쪽은 률님 통수만 보이는 자리였지만 일단 이렇게 가깝다니! 라는 셀프 감탄을 꾹꾹 눌러 담기에 바빴다. 뭐라고 표현해야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 커튼도 아닌 거 같은 국수를 닮은(ㅋㅋㅋ) 그 무언가가 그림자 노래 내내 률님 앞을 막고 있어서 언제 걷어지나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 사랑이 아니라 말하지 말아요 때 국수들이 올라가면서 그림자 실루엣이 어깨 정도에 걸쳤던 걸 기억한다. 하.. 실루엣까지 잘생기면 어떡해!!!!!!!!!! 이 곡 처음 나오고 들은 다음에 률님이 부르는 것도 한 번 생각해봤는데 이렇게 들을 수 있을 줄이야... 감사 또 감사... 
작년에 이어서 올해 콘서트하는 게 파격적이라고 하셨는데 저로서는 매해 파격적이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률님 체력 쏘중해... 더 훨씬 어렸을 때 했어야 한다는 ㅋㅋㅋㅋ 몸이 껍데기만 남아서 돌아가신다는..
극장 규정 온도에 비해서 실내 온도를 많이 낮췄어요 – 제가 음악으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돕바를 어깨에 걸치고 봤는데도 나는 추웠는지.. 그렇다고 팔짱을 끼면 예의가 아니어서 x자 비슷하게 하고 봤다. 나비 포옹법(안정시킬 때 한다고 알려진 자세) 비슷하게 양손으로 반대쪽 어깨 잡을 듯 말듯하고 봤다.. 어떻게 보면 지대로 감동 받은 포즈 같기도 하고 ㅋㅋㅋ 근데 너무 더운 것보다는 이렇게 약간 추운 게 낫다. 강의실도 너무 더우면 힘들어...

03. Nobody 04. 편지
담배연기가 자욱한 1960년대 뉴욕 지하 재즈 바에서의 노래.. 다리 꼬고 노래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진짜 너무 좋아! 너무! 좋아!!!!!!!!!!!
노바디가 실용과 분들의 도전 교본 같은 곡이라고 하셨는데 뭔가 이렇게 곡의 뒷이야기 듣는 거 너무 좋다. 
편지 투피아노@! 버클리 입학하고 재즈병ㅋㅋㅋ 1년동안 다 재즈로 바꿔쳤다고 하셨는데 뭔가 전공에 몰두하는 거 정말 멋있다.. 난 현재 내 전공을 공부하며 무엇에 몰두하고 있는가 1초 반성의 시간을 가졌음.
뉴욕 잘 다녀오셨나요? 세상 참 좋죠!! (꺄르르)


05. 오래된 노래 06. 고백
이번 콘서트 제목을 담당한 노래! 어쩐디유 이 노래도 모르면 공연이 힘든데<<ㅋㅋㅋㅋㅋ
등받이 없는 의자에서 부르신 걸로 기억한다. 영영~~~ 할 때마다 마이크를 앞으로 길게 뽑는 게(?) 유독 기억에 남는다. 고백은 개인적으로는 훨씬 옛날 윗 세대의 청춘남녀 내용이 아니라.. 내가 처음 들었을 때는 현대의 풋풋 고딩으로 들었기에... 뭔가 곡 가사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이며, 썸을 아름답고 서정적으로 그렸지만 반향이 없다며 자책성 개그 1탄.. 개인적으로는 좋아한다고 하셨는데 


07. 여름의 끝자락 08. 청원
여름 끝났지만 상관없다. 률님이 여름의 끝자락이라면 그날로 그 날의 계절은 여름의 끝자락인 것이다.........는 흑흑 이거 라이브로 들을 수 있어서 넘 좋았다. 소수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ㅋㅋㅋㅋ 자책성 개그 2탄.. 여름의 끝자락 악개가 웁니다.........
아악 청원 아악 청원!!!!!!!!!! 2절에 없던 피아노 부분을 15년 지난 다음에야 완성시키는 거.. 뭔가 멋있다. 15년 만에 완성시키는 작품이라니... 곡 자체도 멋진데 이 곡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함께 들으니까 곡이 더 대단하게 느껴졌다.


09. 배려 10. 연극
남반구 부에노스아이레스로의 여행. 뉴욕에 이은 해외여행 2탄!!!!!! 
‘배려’ 시작 부분 피아노 반주만 들어도 아! 하고 오는 무언가가 있다. 그리고 반전매력이 쩐다.
그리고 조명이 진짜 개오졌다. 1막의 임펙트 쩌는 마무리! 정말 입이 떡 벌어진다는 게 뭔지 보여주마!!!!! 와 같은 곡들이었다. 연극 때 무대 프레임 내려오는 것도 좋았다. 뭔가 프레임은 항상 친근하다. 내가 들고 다니는 텀블러에 있어서 맨날 봐서 그런가?
‘연극’ 공연은 답장 콘에서부터 느낀 건데 이래도 이게 답장 앨범에서 최애가 아니야??????? 라며 무대가 나를 협박(?) 및 강요(?) 하고 있다.....(답장 앨범에서 연극이 최애 곡이 아니었던 과거로 인해 혼자서 찔리는 중) 그렇게 연극의 어마어마함과 어메이징함을 주입 당했고 앞으로 연극을 까는 자 내가 가만두지 않겠다. 연까살이라고 들어는 봤나! 이거 진짜 블레로 나와야한다. 이거 하나도 버리지 않고 그대로 나와야한다고!!!!!!!!!!!!!!1 이 두 곡 끝나고 제일 미친 듯이 박수 쳤을 듯 ㅋㅋㅋㅋ



--. 인터미션
~게스트 : 김정원 님 멘델스존 ‘무언가 작품집 1번’ & 쇼팽 유작 ‘녹턴 C# 마이너’ & 슈만 ‘헌정’~
저번에 간 공연에서도 절대 인터미션 때 못 떠나게 하시더니(중간 영상ㅋㅋ) 오늘은 더더욱! 아예 인터미션이 없는ㅋㅋㅋㅋㅋ (가수는 쉬지만 관객은 쉴 수 없는 인터미션이 있다?!?!!) 튀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딱 어울리는 피아노 독주회였다. 이 후기를 쓰는 내내 슈만의 ‘헌정’을 듣는 중이다. 곡 배경 설명을 해주신 영향이었던 건지 곡에서 터져 나오는 감정들이 묘하게 나를 붙잡고 있다.. 정말 이상하리만큼 꽂힌 곡이다.
무엇보다 오래된 노래 클래식! 토크도 정말 재치 있으셔서 들을 때 재미있었다. 초등학교 때 다니던 피아노 학원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은 모여서 클래식 음악 듣는 시간이 있었는데. 한참 까먹고 살았는데 이 후기를 쓰다가 떠올랐다.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친구인 거 같아서 보는 사람이 더 훈훈했다. 인생을 살면서 저런 친구를 하나 사귀는 것만으로도 그 인생은 감히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천재는 아니지만 세상에서 열심히 하는 걸로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는 표현을 멋진 자뻑이라고 표현해주셨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김동률이라는 사람이 하는 자뻑이라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



-2막
고동색이라고 하기엔 연하고.. 황토색이라고 하기엔 진하고.. 하여튼 이 두 색의 중간 어딘가의 색의 정장 차림의 률님이었다. 내가 답장콘 당시에도 그랬지만 이번 공연도 장면 따로 노래 따로 기억이 나가지고... 2막에서 빛이 하나씩 떠오르다가(잔잔) 확 반전되는 부분이 있었다고 과거의 내가 공연 끝나자마자 쓴 메모가 있다. 
완전 빨간 무대 < 이건 내가 왜 메모장에 써놨는지 모르겠음. 기사 사진 보니까 '배려' 무대였던 거 같다.
정말 조명이 너무너무너무 환상적이어서 몇 곡들은 입 짝 벌리고 봤다. 아마 그러는 나를 카메라로 찍었다면 진짜 웃겼을 것.

11. 아이처럼
뭔가 이 곡은 이번에 있을 거라고 생각을 못했었다. 엄청 유명한 곡이라서.. 5집은 뭔가 처음 내가 앨범을 샀을 때 다 아는 친구들이구만~ 싶었던.. 앨범이어서 (뭔가 다 대메이저 느낌) 이번 공연에는 오르면 안 될(?) 거 같은 느낌이 있었다.


12. 출발 13. Train
~저는 신나는 노래를 앉아서 부릅니다~
신나는 노래 타임! 서서 즐기는 것도 좋지만 내 앞 시야 가려지고, 나 때문에 뒷 시야 가려지는 것 때문에 앉아있는 게 젤 좋다.. 이것은 내가 나이를 먹어서의 문제가 아니고.. 그냥 앉아서 열심히 박수 칠래....
뒤에 배경이 초록에서 빨강으로 변했다. 처음엔 산봉우리 모양인 줄 알았는데 그게 사라지고 오케가 딱! 하고 등장했다. 스케일이 갑자기 확장되는 느낌. 이것도 조명이 장난 아니었던 걸로 기억한다. 정확히 어느 시점인지는 모르겠는데 2막부터 무대 뒤에 보석 같이? 반짝반짝 돋아나며 빛나는 조명이 있던 걸로 기억한다.
남들처럼 하는 거 다 해서 춤도 추던 시절이 있었지만(초대콘 디비디 구함@@@@@) 이제 아티스트 색에 맞춰 차별화가 된다고 하셨는데 나는 너무 좋다!!!! 절 대 김 동 률 색!! 그리고 저 같이 음빠를 겸한 얼빠도 있습니다. 무대, 조명, 음악 뿐 아니라 얼굴 보러 오는 사람 저요 저요!!!!!!!!


14. 사랑한다 말해도
서칭하다 본 커뮤니티 글에는 데쟈뷰랑 사랑한다는 말이 여기 있었다. 첫공이랑 둘째 공연 때 2곡 부르다가 1곡 부른다고 하셨으니 저게 첫공 아니면 둘째 공연 셋리 중 하나 같고. 검색하다가 막공 때 낙엽 부르셨다는데.. (feat.막공은 다크) ㅋㅋㅋㅋ 공연마다 다르구나. 답은 올공인데 피켓팅에서 가능한 일임 이게? 률콘과 올콘위너는 아무리 생각해도 쉽게 같이 쓸 수 있는 단어가 아니다. 티켓팅해서 들어가는 관객이라면.. 일단 하나만 잡아도 감사합니다 절하면서 들어가잖앜ㅋㅋㅋ
하... 나 내가 못 들은 노래들 생각하면 눈물 날 거 같아서 후기들 더 검색 못 하겠네... 우르먹... 답은 “라이브 앨범” “라이브 초고화질 블루레이” 다... 블루레이 기계 사놨으니까 나오기만 하면 됩니다.. 정말로요...
뭘 하나 빼고 부르셨다길래 일부러 며칠 동안은 검색 안 했었다. 나는 못 들은 그 곡의 제목을 아는 순간 혼자만 부러워서 배 아플까봐... 실은 드문드문 알고 있고 전 회차마다 다 다른 곡은 모른다. 근데 웬만하면 알고 싶지 않아.. 너무 부러울 거 같거든...... 하지만 실황 앨범이 나온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럼 너무나도 알고 싶어 질 것 같다.
답장 콘 때도 그랬지만 난 사랑한다 말해도를 정말 너무나도 사랑한다. 콘택트랑 삐까삐까 뜬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너무 좋았다 뿐이다!!


15. 농담 16. 취중진담
처음으로 불러본다는 농담.. 하지만 저는... 머리를 박겠습니다.. 처음에 듣자마자 바로 못 알아들었습니다...... 처음에 반주 나올 때 이건 무슨 곡이지?@ㅁ@? 이러고 있었다. (카니발 당시) 너무 전람회 아니냐는 표현에 다들 빵 터지고.
나보다 먼저 세상의 발표된 취중진담은 내 조기 교육의 대표곡이기도 하다. 그만큼의 시간이 흘렀고.. 나도 그만큼 나이가 들었고.. 나이에 맞게 바꾼 어덜트 버전 너무 좋다.. 정말 술 먹고 중얼거리는 게 더 업그레이드 된 거 같다. 조금만 더 선 넘으면 진상(ㅋㅋㅋ) 소리 들을 수 있을 거 같은데.... 딱 그 선은 안 넘는. 꽐라 되어가지고 고개 반쯤 처박고 계속 도돌이표 찍으면서 고장난 라디오처럼 중얼거리는 거 같다가도.. 어릴 때보다 더욱 소용돌이 치는 감정을 더 표출해내는... 나이가 들었기에 가능한 표현을 담은 업그레이드-어덜트-버전 취중진담이라니! 원곡이랑 다르게 부분 부분 바뀌거나 추가된 거 진짜 개.쩐.다. 이 즈음에 앉아서 부른 노래에서 고음 부를 때 왼 무릎이 같이 올라가시던 게 눈이 갔다(이거 지하철 타러 나오자마자 쓴 메모에 있다는 게 지금 후기 정리하는 나로서는 걍 웃김.)
내가 고백하면 될거야(패기) -(업그레이드)-> (어덜트) 안 될 거 뻔히 알면서도 고백
다사말 언급하시면서 이건 평생 안 고칠 거라고 유명한 곡의 편곡은 건들이지 말자고 하셨는데 난 뭔들~ 다양하면 새로운 맛이 있고 그대로 부르면 더 깊어지는 맛이 있지 않을까? 난 적어도 그렇게 생각한다. 


17. 잔향
조명이 노랑이었는데 이상하게 옷이 연보라색으로 보였다. 률님만 보느라 몰랐는데 갑자기 오른쪽에서 검정 옷 무리(표현이 좀 그런데... 더 좋은 표현 뭐 없을까?) 분들 나타나고 곡 스케일이 커진 게 정말 ㄷㄷ했다.. 아 진짜 좋아 맘 같아선 몸 좌우로 메트로놈처럼 박자 맞추고 싶었다.. 하지만 관크 방지를 위해...... 그러진 않았다.
률님의 탑3에 든다는 이곡과 더불어 아픈 손가락들 챙겨서 기분이 좋다고 하셔서 나도 기분이 좋았다. 이런 공연은 언제나 환영이다!
무대 위는 여전히 떨리고 긴장이 된다는 사람.. 이번 공연을 위해 굉장히 관리를 많이 한(하지만 껍데기만 남아 돌아가는) 가수.. 어렵고 힘들지만 이게 늘 겸손할 수 있으니 다행이라고 말하는 실로 대단한 사람. 아쉬움을 후의 일의 원동력으로 삼아 늘 상상 이상의 엄청난 저력을 보여주는 사람. 조만간(률님이 말하는 조만간은 나의 조만간이랑 다른 거 같지만) 조금 더 멋지게 조금 더 늙어서 다시 만나자는 말. 아주 멋진 엔딩 멘트였다.


18. 고독한 항해 19. 동반자 20. 엔딩 : 잔향 (멜로디만)
고독한 항해! 안개가 막 깔리면서 직육면체의 무언가가 옆에서 나왔는데 처음에는 저게 뭐지 싶었다. 아마 위쪽에서 봤으면 아 저게 피아노구나 내지는 뭔가 악기구나! 싶었을 텐데 나는 저 직육면체는 뭐지??? 책상인가??? 이러고 있었다. 피아노라고 하면 맨 처음 무대 열 때처럼 옆모습만 볼 줄 알았는데 이렇게 정면을 보면서 연주하는 것도 좋은 거 같다. 양쪽으로 악기들이 이동하며 사라지고... 뒤에 세션 다 빠지고 정말 외롭고 고독해보였다. 파란 배경 가운데에 홀로 남은... 한 사람.. 나는 이 곡에서 심장 뛰는 소리 같이 들리는 그 음이 좋아....
동반자.. 나를 울려버린 마지막 곡. 이게 나온다는 거는 알고 있는데 언제 나오는지는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마지막 곡 일 줄이야... 처음에 트랙리스트 완전 빠르게 훑어보고(스포를 당하면서 당하지 않으려는 자세) 리플레이랑 그게 나야가 없어서 아 이번 공연에서 내가 울진 않겠구나 하고 공연을 보러 간 거였는데... 동반자가 날 울게 했다. 정말 질질 짰다. 소리는 내면 안 되니까 눈물만 흘림. 소매로 눈물 닦는데 그 와중에 률님은 봐야겠고 그러기 위해선 안경 렌즈는 오염시키면 안 되겠고 정말... 여러모로 신경써가면서 눈물을 닦았다. 동반자 가사에 얽힌 이야기? 이걸 예전에 스치듯 들은 거 같기도 하고 어느 공연에서 부른 이후로 아예 안 부를 거라는 얘기를 봐가지고 정말 이 노래를 내가 콘서트장에서 들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너무 슬퍼서 울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절대 들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곡을 들어서 좋아서 운 것도 있는 거 같다. 맨 처음에 오른쪽 눈가 훔치고 또 눈물 떨어질 거 같아서 재차 훔치고.. 그 다음에는 왼쪽 눈가 훔쳤다. 공연 중이라서 계속 감정을 눌렀는데 뭔가 스멀스멀 비식비식 흘렀다. 원래 울 때 감정이 확 올라왔다가 탁 터지는 느낌인데 이번엔 뭔가 잔잔하게 우는 기분이었다. 잔잔하게 울다니 뭔가 이상한데 하여튼 그랬다.
가사 중에 ‘가슴에 물들었던 그 멍들은 푸른 젊음이었소’ 이 가사는 제일 좋아하는 가사이면서도 항상 어떻게 사람이 이런 문장으로 표현을 할 수 있지? 싶어서 들을 때마다 놀라운 가사이기도 하다. 이게 단지 가사를 잘 쓴 것뿐만이 아니라 뭔가 정말 직접 겪어내지 않고는 나오지 않을 가사라는 생각이 늘 들어서. 겪어내지 않고 쓴 사람이라면 그 사람 안에 쌓아올린 감성은 내가 다시 태어나도 못 가질 그런 것이겠지.
여기에 또 검은 옷 무리 분들이 나왔고... 무대가 끝이 났다. 다시 들어갔다가 나온 률님이 인사할 때 나는 열심히 박수도 치고 환호성도 내고 빠이빠이 양손도 흔들었다.

모든 게 다 끝나고 중앙에서도 무대 사진 한 번 찍고 한참 물끄러미 보다가 나왔다.
나와서 지하철을 타며 내가 본 모든 것들을 잊지 않기 위해 폰 메모장을 적고 열심히 적었다. 이 날 바뀐 프사와 카톡 배경화면은 아주 오랫동안 바뀌지 않을 것 같다.


#그 외
위층에서 봤으면 좋았을 거 같다. (물론 률님 가까이서 보는 게 더 중요하니까. 그저 지나가는 말로다가 해보는 소리다.) 거의 맨 앞이어서 빛 사용을 전체적으로 못 본 게 있을 거 같아서 ㅋㅋㅋ 해보는 소리다. 완전 만족했고 다음에 티켓팅 해도 당연히 오늘을 잊지 못할 거다. 그리고 패기롭게 3열 근처에 마우스 커서를 배팅할 것이다.

음향이랑 조명이 환상적이었다(빛과 소리의 향연이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님을 증명). 2부에서는 뒤에 조명으로 착시를 만든 건지 공간이 뒤쪽으로 더 넓게 보였다. 이것 때문에 [고독한 항해] 때 홀로 있는 게 부각되고 외로워 보인 것 같다.

 

샘플만 만나볼 수 있던 콘굿즈. 향이 좋았다.


콘 굿즈... 난 사람들이 댓글에서 농장을 향해 굿즈 좀 많이 준비해주세요 할 때 심각성을 몰랐다. 머그컵이랑(그때는 공연 끝나고 널널했음) 텀블러(당시에 아이보리 큰 것만 매진되어서 결국 다음 날 내가 샀으니까 별로 심각성 몰랐음, 쨌든 공연 끝나고 하나 빼고 다 사긴 했으니까)를 생각하고 공연장을 갔는데 웬걸! 일찍 갔는데도 SOLD OUT이 떡하니! 그래도 옆에 테이블에 향 설명이랑 샘플 올라와있어서 향은 맡을 수 있었다. 그래서 맡고 왔다. 정말 향은 좋았다. 어차피 사도 못 쓰고 빠순장이나 빠순박스에 들어가서 빛도 못보고(ㅋㅋㅋ) 있었겠지. 나보다 더 향초답게 써줄 사람들에게 가는 게 맞을 거 같다는 생각도 했다. 

정말 원없이 가까이에서 보다 온 공연이었다. 아마 내가 인생에서 김동률이라는 사람과 제일 가까운 거리에 있어본 경험일 듯. 내 주변에 양 옆으로 2인 연석으로 앉은 사람들 계셨는데 대체 이런 자리를 어떻게 연석으로 잡는 건지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다. 그걸 잡는 손이 부럽다.

나이는 나만 먹을게요 오빠는 먹지 마세요... 

편곡 새로이 한 곡들과.. 날마다 다르게 부른 곡들은 제가 또 듣고 싶으니까.. 들어야겠으니까ㅠㅜ 꼭 동그랗고 납작하고 가운데에 동그란 구멍이 뚫려있으며 빛 받으면 각도에 따라 예쁘게 빛나는 그 무언가를 예쁜 이미지가 담긴 커버에 담아서 내주십시오.. 앨범(소근)

반성합니다.. 편지랑 농담은 몰랐고(특히 전람회 노래는 설명 듣고도 몰랐음. 집 와서 찾아봄ㅋㅋㅋ).. 청원은 노래는 아는데 초반에 제목에 바로 매칭을 못했습니다...(이상하게 나는 제목도 다 알고 노래들도 다 아는데 몇몇 곡들은 바로 매칭을 못 한다) 앨범들은 다 있는데.. 나는 왜 몰랐지..?

2막에서인가 의자 앉아서 부르는 노래에서 꽃가루 하나가 바로 률님 머리 위 천장에서 하늘하늘 떨어지던데 생각해보니까 오늘 공연엔 끝까지 꽃가루가 없었다. 막공용인가?

공연 기간이 8일이어서 할 수 있는 무대 장치라는 게 뭘까 곰곰이 생각해봤다. 조명이랑 음향은 원래부터도 장난 아니었고. 세션들 나타났다 사라지는 그런 걸 이야기하는 걸까? 악기들이 무빙워크 타듯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 근데 이건 예전에도 있던 거 아닌가.. 뭔지 궁금하다. 누가 이야기해주기 전까지는 내가 인지를 못 할 듯. 프레임 이루는 조명이 앞뒤로 막 확장되는 거 같은 그런 연출? 일단 무대 쩌는 건 알겠는데 특정한 요소들을 집어내지를 못하겠다.

생각보다 물 마실 때 관객분들이 소리 안 지른 거 같다.. 그래서 나도 안 질렀다(뭔가 이유는 모르겠는데 주변에서 지르면 같이 지르게 되는 무언가가 있다(?)) 

하.. 내가 안경 쓰고 교정 시력이 2.0이었으면 더 잘 볼 수 있었을 텐데... 약간의 아쉬움. 내 머리 저장 능력이 더 뛰어놨으면 뇌내에서 자체 블레 재생 매우 가능일 텐데 파편화된 기억만 붙잡고 있어서... 슬프다. 그래도 이번에 공연 준비 영상을 타임랩스로 찍어서 올려 준 것.. 이걸 보는 것만으로도 더 기억이 선명해져서 2분짜리 영상을 몇 번 돌려봤는지 모른다. 다음에도 이렇게 올려주면 좋겠다.

이제 와서 내가 콘 기다리면서 존버한 리스트를 써보자면 : 리플레이(이유 : 최애라서), 어드바이스(이유 : 저번 동행 콘처럼 률존 조합 또 보고 싶어서), 잔향(말이 필요한가?), 귀향(이유 : 최애라서)

 

복도에 있는 포스터 팔아도 잘 팔릴 텐데 팔아줬으면 좋겠다. 정 부피 커서 불편하면 L자 파일 이런 것도 좋고. 티켓팅 앨범에 넣으면서 보는데 답장콘이랑 이번 오래된 노래 콘 티켓 정말 예쁘다. 동행콘은 너무 투박해.

포스터 팔면 안 되나. 사고 싶은데.



정말 행복한 시간, 환상적인 순간, 엄청난 공연이었다. 무대에 오르는 8일 뿐만 아니라 그 전의 준비기간까지, 률님 뿐만 아니라 함께 무대를 준비한 무대 위, 무대 뒤 모든 분들까지 정말 최고의 최고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힘을 모으고 계시는 게 보여서 절대로 티켓값이 아깝지 않은 공연이었다. 공연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연 하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올해도 잊지 못할, 영원히 간직하게 될 나의 멋진 생일 선물..

* 오래된 노래 = (가사 중) 생일 선물로 만들어 준 노래.. 가사 덕분에 더 생일 선물 같았다고 우겨봄

 

191214 새벽에 추가 : 뮤직팜이 보도자료로 사진 찍은 거 풀어줘서 기사들을 보면서 선명하게 무대들을 기억해낼 수 있었다.. 흑흑 너모 좋아.. 근데 며칠 지났다고 보면서도 긴가민가함 ㅠㅜㅜ 검색하다가 막공은 커튼콜 잔향 뒤에 추가로 감사가 연주된 것을 알았다! + 나는 공연마다 다르게 부르셨다고 들은 걸 첫공2 둘째공2 나머지공연하나씩총6 이래서 10개의 다른 곡이 연주된 줄 알았다. 다 다르다고 한 걸 말그대로 다 다르다고 이해했던 것ㅋㅋㅋㅋ 알고보니까 총 4곡 중 각 회차에 따라서 2곡(첫공 둘째공) 혹은 1곡(셋째공부터 막공까지)을 불러주셨던 것...! 결론은 나는 나머지 3곡을 듣지 못했다..............

 

 

 

 

191214 새벽 5시 47분 일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