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520 220522 잠실실내체육관 하이라이트 INTRO 콘서트

 

하이라이트 INTRO 인트로 콘서트

잠실실내체육관

2022.05.20 금요일 오후 8시 [첫콘]

2022.05.22 일요일 오후 5시 [막콘]

 

이 후기는.. 사실상 아무말 대잔치가 섞인 일기에 가까우며.. 완성에만 초점을 맞춘.. 그런 글입니다... 

#후기를 시작하며
하이라이트 입덕 만 1년차. 드디어 콘서트에 다녀왔다! 다들 라이브 장인에 무대 장인에 토크도 재밌어 실물은 말해 뭐해 콘서트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좋았다. 다행히 셋리 중 노래 제목이랑 노래 매칭 못 하는 곡은 없었다. (나는 노래는 알아도 제목 매칭 못 하는 곡이.. 종종 있기 때문에......) 늦덕이 열심히 찾아들은 보람이 있었다. 첫콘과 막콘을 가서 그나마 내 체력이 버텼고, 기억이 오래 남는 기분. 특히 첫콘만 갔거나 막콘만 갔으면 절대로.. 지금만큼의 기분을 느끼지 못했을 거 같다. 오래된 노래 2019 률콘 이후 이 시국으로 콘서트 못 가다가 이게 몇 년만인지. 완전 전생의 기억으로만 살다가 드디어 콘서트를 다녀온 기분. 

내 계정의 정체성.. 그것은 앨범과 콘서트. 본계(게임 계정.. 2D계정..)이랑 가수 파는 계정(3D계정..)이랑 분리를 해놔서 블로그도 분리를 할까 했는데 결국 내가 글을 쓰는 거고 나의 기록이니 다 모아두자 싶어서 결국 이 블로그에 후기를 올린다. 률콘 후기를 적어놓은 블로그이기도 하니까.

여태 다녀온 콘서트들이나 뮤지컬들은 끝나고 나서 엄청 필사적으로 뭔가를 적으려고 했다. 핸드폰 노트를 켜서. 그때 쓴 표현을 다시 쓰자면- 머릿속에서 지워질까봐 발악을 하는 모양새로. 내가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무서운 속도로 휘발되는 게 싫었으니까. 하지만 이번 콘은 굉장히.. 느긋한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느긋하게 다른 사람들이 올려준 것들을 먼저 구경하고, 느긋하게 내 갤러리를 구경하고. 아마도 촬영이 가능한 환경인 게 사람을 느긋하게 만들어 준 거 같긴 하다. 내가 못 찍으면 누군가가 찍어줬겠지, 싶은 생각도 있고. 모르겠으면 검색해서 찾아보면 되고.

근데 이러다보니 내가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내가 콘서트 끝나고 나름 짜임새 있는 글로다가 후기를 써야지! 라고 마음을 먹었는데 막상 끝나고 적어둔 게 별로 없으니까 처음부터 생각했던 느낌의 후기를 쓰기에는 많이 부족했고, 원래 쓰던 형식대로는 쓰지 못하겠구나 싶었다. 더군다나 같은 공연을 두 번을 갔는데 이걸 또 어떻게 써야하나 고민을 했다. 첫콘, 막콘을 따로 기록할 것인가. 아니면 한 편에 다 녹여낼 것인가.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내가 한 번도 쓰지 않은 방식으로 글을 풀어나가야 하는 것만큼은 확실했다.. 그래서 후기 완성을 미룬 것도 있었다. 애초에 글 쓰는 건 머릿속에서 대강 구상한 걸 순서 상관 없이 마구 적어놓을 때가 제일 재밌고, 정리된 문장으로 다듬는 건 그것보다 덜 재밌어서, 1차적으로 거기서 게으름이 발생하는데- 이제 직캠이랑 대포 사진들을 더 보고 있자니 내가 글을 완성할 리가.. 이렇게 글 쓰는 걸 미루다가 이러다간 정말 완성 못하겠다 싶어서 타이핑을 시작했다.

#티켓팅

인트로 첫막 위너


무슨 일이 있어도 첫콘은 가야할 거 같았고, 생각해보니 막콘도 가야할 거 같았다. 올콘도 선택지에 있었지만 나는 우선 첫막부터 잡기로 마음을 먹었다. 예매 후기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  운이 좋았다. 내가 가고자 하는 날짜에, 내가 가고자 하는 구역 언저리로 잘 간 거 같다. 당시에 내가 가지고 있는 전자기기를 총동원했는데 제일 초가 빨리 떨어졌던 공기계는 누르자마자 흰 화면만 나왔고 아이패드랑 노트북이 그나마 숫자가 빨리 떨어져서 금방 들어갈 수 있었다. 일단 아패로 첫콘 플로어를 잡고 노트북으로는 막콘 2층 중앙 언저리를 잡았는데, 다행이었다. 그 전까지 뮤지컬 티켓팅을 하다가 자존감 바닥을 치고 있던 나에게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결과였다. 내가 뮤 티켓팅은 인팍이 아닌 예사를 쓰는 편인데 콘 때 인팍으로 나름 성공을 해서 그런가 이제부터 티켓팅은 무조건 인팍으로 돌려야하나 생각했다. 근데 요즘 오류 심한 거 같더라..

#입장 전

가보자고


Q. 콘서트 당일 오전엔 길고 오후에 짧은 것은?
A. 내 머리 길이
일단 첫콘 전, 포토매틱을 찍고 인생네컷도 들렸다가 점심을 먹고 머리카락을 잘랐다. 원래부터 자르려고 예약해 놓은 거긴 했다. 그리고 카페에서 밀크티 한 잔을 하고 공연장으로 향했다. 써놓고 보니 내가 첫날 공연 시작 전부터 체력을 아끼지 않았으니, 다음 날 온몸이 아프다고 징징거렸던 것은 예정된 수순이었는지도 모른다. 머리카락은 원래 뒤로 묶고 다니지만 거슬렸는데 이참에 잘라버렸다.

 

나는야 포토매틱 위너..! 바깥에서 볼 수 있는 이미지와 내부에서 볼 수 있는 프레임

 

원래는 점심을 성대하게! 먹고 느긋하게 놀러 다닐랬는데 포토매틱이 존재한다는 소리를 듣고는 계획을 바꿨다. 일단 포토매틱부터 찍고 점심을 먹든지 하는 것으로. 대충 2시간 정도 잡았는데 다행히 한 시간 안에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표도 들고 할라봉도 들고 찍었는데, 사진 찍는 순간들만이 (구)할라봉이 오프의 빛을 본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이 (구)할라봉을 공연장 안에서 휘두를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내가 이때 포토매틱을 찍지 않았으면 나는 막콘이 되도록 아예 찍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 생각해도 계획을 바꾼 과거의 내가 정말 잘했구나, 싶다. 사진 다 찍고 MD 부스도 구경했다. 난 원래 MD는 살 생각이 없었는데.. 과거형으로 문장이 끝나는 이유는 MD 판매 마지막 날 구매를 갈겨서.

 

팬이벵 인생네컷 찍은 거


팬분들이 이벤트를 운영하는 인생네컷 지점이 2군데가 있어서, 하나는 첫콘날 가고 나머지 하나는 막콘날 가야지! 라는 마음을 먹었었는데 어쩌다보니 첫콘날 제일 가까웠던 곳만 가게 되었다. 일단 그곳이 점심을 먹으려던 곳과 꽤 가깝기도 했고.. 다행히 내 앞에 두분 정도 있어서 기다림이 길지 않았다. 여기서도 티켓과 응원봉을 들고 찍었는데 머그샷 같이 나왔다.. 일단 노리고 있던 것은 거기 비치된 인생네컷 사진이었는데 다행히도 하나씩 집어올 수 있었다.

사진을 찍은 후 간 음식점 앞에 곧 음식점을 닫는다는 플랜카드가 걸려있었다. 다른 지역에도 있는 음식점이니 먹고 싶으면 다른 곳에서 충분히 먹을 수 있는 걸 알고는 있었는데 기분이 이상했다. 아는 사람들과 함께 가서 먹었던 그곳은 없어지는 거니까. 그래도 아예 닫기 전에 한 번이라도 더 다녀올 수 있었으니 그게 위안이라면 위안일까. 실은 언제부터 그 가게가 거기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중학교 때 친구들이랑 같이 간 기억이 문득 스치면 짧지만은 않은 시간인 거 같은데. 언제부터인가 혼밥을 하건 친구들이랑 약속을 잡건 꽤 거길 갔으니까. 그곳에 간 기억들은 드문드문 떠오르는데 또 완전하지는 않아서 언제 처음으로 거기를 갔는지는 잘 모르겠다..

 

밀크티 냠냠



밥 먹고 머리 자르고 전에 한 번 간 카페를 갔다. 예전에 살던 곳 바로 옆이라 풍경 구경도 할 겸 간 것도 있다. 몇 년 전 공연 전에 카페인을 먹고 고생을 했으면서 감히 밀크티 시도를 했다. 스콘은 포기했다. 여기가 그래도 클로디드 크림이랑 잼이랑 같이 주는 내가 아는 몇 안 되는 카페라서 꼭 가면 먹어야지 했는데 배가 불러서 생각이 없었다. 밀크티 먹기 전에 걱정이 되어서 내가 률콘 당시에 썼던 후기를 다시 찾아봤다. 단순히 카페인 음료라고만 기억했었는데 내가 커피 메뉴를 먹고 고생을 했던 거였다. 아무래도 난 커피 메뉴랑 홍차 메뉴랑 안 좋은 반응 오는 빈도가 다르다고 생각되어서 밀크티를 트라이했고 다행히 울렁거리는 증상 같은 건 없어서 공연도 무사히 볼 수 있었다. 밀크티는 자주 먹어서 그런가 예전처럼 심각하게 반응이 오지는 않는 듯 하다.

돌아오는 길에 주변 큰 대로마다 걸린 가로등 배너도 사진 찍으면서 갔다..! 이쯤되니까 내 앞으로 걷는 방향이 같은 사람들은 다 콘서트를 보러 가는 거 같았다. 들어가기 전에 벤치에 앉아있었는데 벌레한테 물렸다..

슬슬 입장하려고 입구 쪽으로 왔는데 사람이 정말 많았고, 정말 공연이 시작되는 시간이 가까워졌구나 싶었다. 원래는 새로운 응원봉을 살 생각이 전혀 없었다. 이미 산 거, 한 번쯤은 현장에 가져가야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당일 공연 날인 첫콘날 오후 7시까지도. 근데 응원봉 판매 부스에 일단 줄이 없었고, 사람들 손에는 모두 새 응원봉이 쥐어져있는 것을 확인하자 나는 슬슬 아, 새 거 사야할까?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옆에 계신 분들의 현장에서 사는 게 배송비 없이 살 수 있다는 말에 내 귀는 팔랑팔랑 했고, 언젠가 사긴 사야할 테니 이번에 사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판매 부스로 직진 해서 구매를 한 후, 예전 응원봉은 가방 안에 박스 째로 넣어버렸다. 구매한 그 자리에서는 맵핑이 잘 안 돼서 좀 걸음을 옮긴 후에야 제대로 맵핑을 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신)할라봉 정말 잘 산 거 같다. 

참고로 나눔을 받고 싶은 것들은 있었는데 다들 소진 속도가 어마어마 해서 다 실패했다. 선착순 말고 따로 컨택해서 주시기로 한 분에게서만 받을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첫콘은 오후 8시부터 시작인 거 알고 있었는데, 막콘은 당일 오전까지 오후 6시 시작인 줄 알고 있었다..ㅋㅋㅋㅋ
머리 자르고 드라이도 잘 해주셔서 풀고 다녔는데 공연장 안에 들어가니까 더워서 밖에서 입고 있었던 겉옷도 넣고 머리도 다시 묶어버렸다. 첫콘 때는 안 그랬는데 막콘 때 누가 내 자리에 앉아있어 가지고 자리 찾느라 고생 좀 했다..

#공연 시작

입장 전에 찍은 건 사람들이 많아서.. 포토매틱 찍고 이동하기 전에 찍은 사진


사진 촬영이 가능한 공연을 보는 건 처음이라서 처음에는 고민이 많았다. 하필 내 손에는 카메라 성능이 좋다고 소문난 갤S22U가 있었으니. 그래서 다 찍어볼까 고민을 하다가 안무 없는 무대나 토크만 찍어야지 했었다. 찍을 생각 말고 눈으로 담아야겠다 싶어졌으니까. 내가 폰 들고 설치면 이도저도 안 될 거 같았다.

막상 공연이 시작되고 나서 다짐은 싹 다 잊고 초반에 엄청 찍었다... 1시간 지난 이후로부터는 찍고 싶은 무대나 토크 위주로 찍었던 거 같다. (이유 : 폰이 뜨거움) 영상은 내가 설정을 잘못한 거 생각하면 아쉽긴 한데 사진은 꽤 잘 찍혔다. 문제는 배터리 소모 속도가 엄청 빠르고 거기에 보조 배터리를 연결하면 이제 엄청난 발열이 발생한다는 거.. 그래서 막콘날에는 얼음팩이랑 얼음물 대고 두꺼운 손수건 감아서 봤다. 그리고 막콘 때 픽션 찍었다고 생각했는데 안 찍혀있었다..(뒤에 배경 장미라 감탄했단 말임......) 두 번째 토크 초반도 안 찍혔고.. 첫콘과 다르게 막콘은 설정 좀 제대로 하고 찍어서 첫콘보다는 잘 찍혔다. 서프라이즈 카드섹션 영상 초반부에 오류가 났는데 이유는 모르겠다.

플로어에 앉으니 무대에서 불 올라올 때마다 얼굴에 아주 온기가 따스했다. 처음에는 긴 금색 종이가 떨어졌고.. 아마 두 번째에 종이 티켓이 떨어졌으려나. 그 이후 정사각형 금박이 떨어지고 각종 색색의 꽃가루가 떨어지고. 다른 건 몰라도 사각 금박은... 맞을 때 아팠다. 예쁘긴 한데 따가웠다. 그리고 침투력 장난 아니다. 콘서트 끝나고 일상 생활 하다가 안경통 열어보는데 거기에도 들어있었다.. 꽃가루들이 마구 떨어질 때는 안경과 마스크 틈으로 비집고 들어가는데(가방 틈으로 들어가는 건 말할 것도 없고) 그래서 안경을 틈틈이 털어줘야 했다. 끝나고 내 구역에서 안 보이는 종이 티켓을 찾아 반대편 구역을 뒤져서 몇 개 주워왔다.

혹시 몰라서 손수건을 준비해갔지만 나는 울지 않았다. 첫콘 막콘 모두. 첫콘 때 주변에서는 우는 분들이 좀 계시기도 했고 토크 내용을 듣는데.. 마음이 좋지가 않아서.. 첫콘이 여러모로 행복하기만 한 감정들만 계속되던 콘은 아니었다. 상대적으로 막콘은 즐겁기만 했던 거 같은데.
나는 함께 울어줄 수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달래줄 수 있는 사람은 되려나. 내가 콘서트 가서 운 건 곁에 있던 사람을 영영 떠나보낸 해에 간 콘서트들마다 운 게 단데.. 그것도 모든 노래에서 울지 않았다. 관련 있던 노래에서만 울었으니까.
이 부분 글을 다듬으며 문득 들던 생각이 있다. 내가 울음 버튼이 약해진 걸까. 그 해를 기점으로 계속 눌리던 버튼은 서서히 무뎌지고 마모되면서 잘 눌리지 않는 기분이다. 그렇다고 그게 안 눌린다는 건 아닌데. 가끔 눌리긴 눌리니까. 그때의 내가 겪은 감정과는 결이 다른 감정이라 이번에는 눌릴 일이 없던 걸까.

 

요섭오빠의 종이티켓이 의자에 끼어있는 걸 공연 다 끝나고 나서야 알았다.. 진작에 알았으면 끝이 찢어지는 일은 막을 수 있었을 텐데 흑흑 + 빨간 방석 푹신하고 좋았음


첫콘 플로어에서 돌출을 바라보려면 목을 120도는 꺾어야 되는데 이게 흔히 모가지가 삐걱이고 그런 게 아니고 찢어지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좀 힘들었다. 나는 이것 때문에 첫콘 끝나고 체력이 바닥을 찍었다.. 그리고 플로어는 음향이 딱 쿵쿵 울리는 그런 게 있다. 온몸이 노래를 느끼게 되는 그런 울림. 2층에 앉았을 때는 그렇지 않았다. 그렇게 고생을 해서 돌출 무대로 몸을 틀었지만, 몸이 힘드니까 머리가 기억을 싹 다 날린 건지(셋리를 처음 접해서 기억이 뒤죽박죽인 것도 무시 못하겠지만), 돌출 무대를 정면에서 찍은 직캠들을 보면 완전 또 다른 새로운 무대를 보는 기분이었다. 
중콘날 새벽부터 입술 떨림 증세가 있었고 막콘 들어갈 때까지 그랬는데 막상 공연 시작하고 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 떨림 증상이 사라졌다.. 그럴만 한게 일단 첫콘 다녀와서 잠을 많이 못 잔 상태로 약속이 있어서 또 나가는 바람에 피로가 해소될 시간이 많지 않았다.

2층은 진짜 이보다 편안할 수 있을까 싶었고 몸이 덜 아프고 공연 내용도 기억도 잘 났다. 물론 한 번 본 거라 그런 것도 무시 못 하겠지만. 플로어보다는 멀지만 일단 몸이 덜 피곤했다. 계속 생각하는 거지만 돌출도 가봤으면 좋았을 거 같다. 3일 올콘을 뛰었다면 플로어 앞 – 돌출(얘도 플로어긴 함) - 2층으로 다녀왔으면 최고였을 듯하다.
쓰고 보니 플로어가 안 좋았다고 읽힐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이게 장단점이 있는 거지 자리가 나쁨, 이라고 말을 할 수는 없는 거 같다. 플로어 가깝고 정말 좋았다. 하지만 돌출에 나가는 순간 나의 공연 집중도가 확 떨어지는 게 나에겐 치명적이었다. 스크린도 각도가 애매해서 그 멋진 장면들도 제대로 못 봤다.. 이러한 이유들로 첫콘은 기억이 중간중간 덕지덕지 연결되어 붙어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이렇게 써놨다고 다음 티켓팅에 플로어를 피한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만약 의탠딩이 있다면 여러모로 장단점을 고려해서 표를 잡을 것이다.. 

#세트리스트
콘서트가 위험한 것은 수록곡 최애 순위를 바꿔놓는다는 거에 있다. 다시 보게 된 수록곡은 아무래도 Classic과 PLAY가 아닐지..? 원래 세트리스트 흐름대로 노래마다 세세한 후기를 쓰곤 했는데 내가 써놓은 게 없어 가지고.. 생각나는 것만 짤막하게 언급하는 것으로. 멋진 대포분들이 찍은 직캠이 많으니 여기 부분은 내가 쓰는 거 보다 찾아서 보는 게 훨 낫다..

Highlight - Can You Feel It - Good Luck
시작부터 입고 나온 하얀 옷이 정말.. 예뻤다. 개인적으로는 이때 의상들이랑 세 번째 빨간 의상들을 좋아한다. 캔유필잇은 아무래도 오프닝 예상곡이었던 걸로 아는데, 굿럭은 첫 3곡에 포함될 거라곤 생각하질 못했다.

PLAY - Disconnected - 밤이야
드디어 밤이야의 안무를 보는 날이 오다니! 돌출에 서있을 때 내 시야에서 조명이 굉장히 예쁘게 떨어지는 게 보여서 감탄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 조명이 어떻게 떨어졌는지는 기억이 안 남고 감탄한 찰나의 나만 기억에 남아있다..ㅋㅋㅋㅋㅋㅋ

WAVE - 미안 - 밤안개
더블로잉 최애 수록곡 WAVE는 사랑입니다.
뜬금 없지만.. 밤안개 같은 경우 사랑을 갈구하는 화자의 조금은 일방적인, 하지만 돌아오는 건 메아리 뿐일 공허한 요구를 볼 수 있는 곡.. 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제 상대방이 살아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듣다가 문득 죽은 사람이라면? 이라는 생각을 하며 곡을 들어 봤는데.. 또 다르게 들렸다. 콘 후기랑 관계 없는 이야기이긴 한데 요즘 듣다가 드는 생각이라 적어봤다.

DAYDREAM - 12시 30분 - 비가 오는 날엔
짜라짠짠짠짠짠*n 응원법 처음 텍스트로 봤을 땐 이걸 어떻게 하라는 거지? 했는데 어떻게 하긴 했다. 넘 재밌음. 12시 30분 시계 초침 응원봉 연출 첫콘 때는 몰랐었다.. 비오날 요즘 유스케에서 부른 거나 케이콘에서 부른 거 알고리즘에 뜨면 꼭 눌러보는데 정말 킹갓곡...

Midnight - 문이 닫히면 - 시선
멤버들이 위쪽에 있어서 오츠카를 쓰긴 했는데 금방 내렸다. 전체를 보고 싶은 마음이 커서 많이 안 쓰게 됐다. 문닫 4인 버전 음원 내주실 하이라이트 구함.

숨 - Fiction - SHOCK - Seven Wonders
세트리스트 보면 볼수록 진짜 잘 짰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 쇼크 때가 역대급 함성 나온 듯..? 응원법 잘 몰랐는데 어찌저찌 잘 따라하긴 했다. 갓븐원더스? 말해 뭐해?

Classic - 될 대로 되라고 해 - Surf
서프 안무 너무 귀여웠다.... 첫콘만 갔으면 못 봤을 생각하니 아찔하네. 너 무 귀 여 워.

웃으며 인사해 - 불어온다
웃으며 인사해를 넷이서 처음 부른 게 저번 언플러그드 때였으니까.. 그때 넷이서 부름으로써 이 곡의 서사가 완성됐다고 생각하는데 이번에도 불러줘서 좋았다. 이제 이걸 불어온다랑 연결 시킨다? 구성을 너무 잘했다. 불어온다의 메시지랑 같이 연결해서 보니까 환상이었다. 특히 막콘 때 다르게 편곡한 거 진짜 환상. 이게 직캠으로도 안 담기는 그런 감동이 있다. 근데 이게 원래 예상했던 불어온다 도입이 안 나오니까 종이 슬로건 들어야하는데 나도 모르게 주변 둘러보면서 의자 밑에 넣어둔 슬로건 꺼낼까 말까 고민함ㅋㅋㅋㅋㅋ 이게 나뿐만이 아니라 주변에서도 다 그랬는데 무대에서도 보였다는 게 너무 웃겼다..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 아름다운 밤이야 - Don't Leave
으쌰라으쌰 너무 좋은데 이게 막콘에서 얼찌말 전에 킹갓카드섹션 해가지고... 진짜 이벵 최고였다. 아밤이 막곡이란 소리를 봐서 진짜 막곡인 줄 알았는데 응 아냐 돈리브야~ 첫콘 요섭오빠가 입은 반반 티셔츠 예쁘다는 생각을 했다.

팬이벤트 : 오아시스(첫콘) / All My Life(막콘) / 리앵콜(사실상 노래방) Beautiful&오아시스 
뷰티풀 약속 받고서야 돌려보낸 거 진짜 뷰친넘(뷰티풀에.. 미친..)들이란 말 말고는 설명이 안 됨. 물론 저도 그 중 하나입니다만.. 내가 늦덕이니까 예상한 걸로는 뷰티풀 무대를 많이 안 해줘서 다들 달라고 하는 건가? 아니면 귀여운 컨셉이라 그저 보고 싶은 건가? 어떤 이유로든 보기 쉽지 않은 무대라 다들 진심이구나 추측만 할 뿐인데 제일 웃기는 건 다음에 해준다니까 쿨하게 보내준 게 제일 웃겼다. 그리고 기광오빠의 “에너지 다 쓰셨나요-?” 이거 중독성 쩔어서 탐라에 올라오는 것마다 죄다 알티 갈긴 듯. 이때 어떤 느낌이었냐면 다들 “아니요!” 할 때 '??그럴 리가??' 이런 느낌이었는데 이어서 “그럼 안 되는데??”가 너무 킬포였음. 여기에 추가로 두준오빠의 노래방에 가세요도 너무 웃겼어.. 내가 막콘이 행복하다고 기억하는 이유가 아마 여기 리앵콜이랑 카드섹션 때문이 아닐지...

VCR 정말 좋았는데.. 어디든 풀어줬으면 좋겠다. VOD를 통해서도 좋아..

#마치며

막 개시한 (신) 할라봉과 함께


끝나고 나서 뭐 써놓은 게 없으니까 길게 후기를 쓸 게 없어서 고민했는데 이것저것 쓰다보니 분량이 늘어나긴 한다.

 

문득 드는 생각 : 데뷔기념일에 팬미팅하고 연말에 체조콘 될 듯 싶다 ㄹㅇㅋㅋ 실은 공연 끝나고 느낀 게 다음 앨범이 더블로잉 ~ 데드 간격보다 일찍 나올 거 같고 체조콘을 할 것만 같다는..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계속 볼 수 있고 불안감 없는 덕질을 할 수 있다는 게 하이라이트 덕질의 제일 좋은 요인인 거 같다.

같은 대상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인 곳에서 함께 호흡하며 이뤄진 일련의 분위기를 항유하며 즐길 수 있다는 건 참으로 좋은 일이다. 내가 아웃트로를 갔다면 서사의 연결에 있어서 더 체감을 했을 수 있을 거 같은데... 사실 아웃트로 직캠은 보는 내가 심리적으로 힘들어서 잘 못 보겠더라고.. 못 본 게 수두룩 하다.

첫콘이 끝나고 당시의 감정을 펜으로 꾹꾹 눌러 종이에 쓰고 싶은 생각이 강했는데 아무리 봐도 내가 쓰는 다이어리의 공간이 협소해서.. 노트북에 무작정 생각나는대로 썼었다. 그리고 그렇게 써둔 글에 덧붙이며 마무리하는 지금 이 글은 정말 후기라고 하기엔 거창한 일기가 되어버린 거 같다.. 실은 결과물이야 어떻든 긴 후기를 쓰려는 계획은 있었는데 정말.. 완성에만 방점이 찍힌 글이 될 거 같다. 솔직히 완성이 제일 어려운 게 맞긴 한데ㅋㅋㅋㅋ 긴 글을 한 번 완성하기까지 몇 십 번이고 읽고 또 읽다보면 완성 후 뒤도 안 돌아보게 되는데 그러다가 내가 식었다고 착각을 할까봐.. 그런 착각은 일말이라도 하기 싫어서.. 스스로를 엄청 강박에 빠뜨려서 글을 완성시킬 생각은 없었다. 그냥 자연스럽게 쓰고 편할 때 들여다보고 싶었다.

중콘 때 두준오빠가 첫콘 후 우울했다는 토크 클립을 보고나서 첫콘이 끝나고 불현듯 느꼈던 조금은 우울했던 나의 감정이 몸이 힘들어서 오는 그런 감정은 아니었던 거를 깨달았다. 막콘에 안 갔다면, 어쩌면 못 갔다면 그런 감정들을 잘 보내주지 못 했을 거 같아서 막콘을 다녀온 것은 정말 잘한 거 같다. 그런 불분명한, 우울한 감정들을 싹 다 씻어내고 좋고 행복한 기억들만 담아왔으니까. 실은 콘서트를 가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넷을 알아온 시간이 길지 않고, 그들이 겪은 일을 짤막한 텍스트로 전해들은 게 다라 – 그 세월을 함께 겪어오지 않아서 – 내가 혼자 겉돌아버리면 어쩌지,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내가 생각해도, 어쩌면 내 가족들이 생각하기에도? 나는 감정 이입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서... 정이 많은 사람도 아니고. 공감의 정도에 있어서 나는 늘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근데 정말 이 글을 쓰면서 또 한 번 나는 쓸데없는 걱정을 사서 한다는 걸 깨닫고 있다.

콘 뒷풀이 덕분에 콘서트에서의 기록이 새록새록 떠올라서 좋았다. 비하인드도 많이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멤버들이 나보다 직캠 많이 봤을 듯 싶었다. 그리고 새로운 마이크 색 정말 예쁘다! (동운오빠가 직캠 스트리밍 같이 달리면서 댓글로 풀어준 것도 재미있었는데) 공식 유튜브에 뒷풀이라고 딱 제목 박아서 유튭 라이브 달리는 거 정말 최고였다.

 

첫콘 때 내가 퇴장한 출구는 물이 다 떨어져서 다른 출구에서 구해 먹었다. 어쩔水 물맛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봤는데 내가 양치하고 마셔서 그런가 딱히 차이를 느끼지는 못했다. 현재 하나는 마신 상태고 하나는 그대로 있다.

첫콘 플로어에 앉아있을 당시에 응원봉 안에 꽃가루를 넣어서 꾸미는 분들도 많았는데 나도 한 번 해볼까 고민 중이다. 물론 아직 실행에 옮기진 않았다. 내가 주운 수많은 꽃가루들은 지퍼백에 있다.

응원봉을 쓰는 공연도 처음이었고 응원법을 외치는 공연도 처음이었다. 실은 응원법 공부를 야매로 했는데 (안 한 것과 다름이 없는 상태) 첫콘 옆에 앉으셨던 라이트가 정말 잘해서 덕분에 얼레벌레 따라했는데 재미있었다.

대체 스탠딩은 어떻게 가는 걸까? 난 앉아서 노래 따라부르고 응원봉 휘두르고 폰카만 찍어도 이렇게 피곤했는데. 그리고 원래 얼굴에 뭐가 잘 안 나는데.. 첫콘도 괜찮았는데 막콘 끝난 다음 날.. 마스크 닿은 피부에 뭐가 올라와서 오래 갔다..

하이라이트 입덕하고 첫 콘서트이긴 하지만, 내 덕질 인생만 두고 보자면 이 시국 긴 세월을 웅크리고 있다가 처음으로 간 콘서트이기도 했다. 함성이 허용되는, 공연장 가득 메운 인파가 허락되는. 이 시국을 버텨내며 얻게된 귀중한 시간. 뮤지컬만해도 여태 간 공연들은 함성이 안 됐으니까. 그래서 더 좋았다.

라이트 2기 가입 못 해서 오열하던 시절은 가라! 라이트 3기가 나간다!!! 정말 3기 가입하기 전까지 다른 사람들을 얼마나 부러워했는지 모른다. 불어온다로 그렇게 입덕을 시켜놓고 멤버쉽은 열어주지 않는 행위.. 잔인했다. 하지만 이제 나는 팬클럽 선예매가 가능해졌다. 오프행사 매우 환영.

생각해보니 이 블로그에 정말 오랜만에 글을 올린다. 글을 쓰긴 써야하는데.. 늘 구상이 제일 재밌는 거 같다. 요즘엔 기존의 캐릭터와 서사를 가지고 2차 창작을 하는 것보다(이걸 하기엔 공식이.. 떡밥을..) 처음부터 순수 빌드업을 해서 짧은 글이나마 쓰고 싶은 소망을 가지고 있다. 아무래도 요즘 자주 듣는 노래들을 모티브로 쓰면 재밌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한다. 문제는 정말 생각만 함. 하이라이트 노래만 해도 WAVE나 밤안개, 혹은 시선 트랙은 노래를 들으면서 혼자 서사 구축하며 이야기 떠올리는 게 재밌거든... 써놓고보니 이 곡들은 앨범 내 최애 수록곡들이네?

이 글을 쓰기 전에 률콘 후기를 다시 읽어봤다. 몇 년 전에 쓴 후기들인데 지금 보면 참으로 철이 없어 보이기도 하고 생각이 어려 보이기도 하고. 아마 오늘 쓴 이 글도 몇 년 후에 보면 같은 생각을 할 거라는 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몇 년 전의 내가 후기를 쓸 당시에는 내가 철이 없다는 자각조차 못 했었는데. 그럼에도 글을 남기는 이유는, 안 남기면 내 모든 기억은 휘발이 되어버리는 거라 아까우니까. 내 언어로 남긴다는 데에 의미를 두고 싶다. 무엇보다 제일 큰 이유는 콘서트 전부터 완성을 하겠다는 스스로와의 약속은 지키고 싶어서.

 

공연이 끝난 후 (첫콘)

내 방 벽에 걸린 슬로건들을 보며 콘서트를 추억한다. 그리고 이렇게 미루고 미루던 후기를 마무리하며 혼자 뿌듯해하고 있다. 요즘에 글을 너무 안 써서.. 최근에 그나마 길게 쓴 게 편지글이었는데.. 그래도 이렇게 완성을 하긴 했다는 거에 만족하고 있다. 

 

공연이 끝난 후 (막콘)

다음에 올 하이라이트 콘서트도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또 기억 나는 거 있으면 틈틈히 추가할 예정.

 

 

 

윤두준 양요섭 이기광 손동운 하이라이트 오래보자 💙💛💚💜